- ‘숯불구이’ 단일메뉴에 오롯한 자부심 담아
- 고기, 김치, 죽은 매일 맛 체크해 ‘일지’기록
- 4개 농장에서 방목형태로 키운 ‘무항생제’, ‘HACCP’인증 오리

가나안덕 '오리숯불구이' (사진제공=가나안덕 외식타운)
가나안덕 '오리숯불구이' (사진제공=가나안덕 외식타운)

고양시 풍동 애니골은 낭만의 거리다. ‘애현골’에서 ‘애인골’로 불리다 지금의 ‘애니골’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곳은 2차선 도로 양 옆으로 80여개의 식당과 카페가 자리하고 있는 외식문화공간이다. 그중에서도 이곳 애니골을 대표하는 식당이 있다.

정갈함과 넉넉한 인심을 영업철학으로 갖고 있는 정덕연, 이선자 부부가 24년간 운영해오고 있는 오리요리 전문점. ‘가나안 덕’이 그곳이다

오리숯불구이 전문점 '나안덕' 내부전경 (사진=경기북부데일리)

- 오리명가 ‘가나안덕’의 시작

그 첫 시작은 부부가 김포에서 점포하나를 빌려 영업을 시작했다가 장사가 잘 되자 ‘쫓겨나다’시피해서 1997년 고양시로 넘어와 작은 비닐하우스에서 테이블 5개를 놓고 시작한 것이 지금의 오리고기의 명가 가나안덕의 출발이다. 놀랍게도 개업 첫날부터 손님이 줄을 이어 설거지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개업부터 지금까지 24년간 ‘가나안덕’의 메뉴는 ‘오리 숯불구이’다. 다른 메뉴를 추가하지 않은 단일 메뉴로 승부를 걸었다. 거기에는 오롯한 주인장의 고집과 자부심이 배어 있다.

오리는 육류가운데 최고로 꼽히면서 '날개달린 소'로 불린다. 가나안덕은 차별화된 오리고기의 맛을 자랑한다. (사진=경기북부데일리)
오리는 육류가운데 최고로 꼽히면서 '날개달린 소'로 불린다. 가나안덕은 차별화된 오리고기의 맛을 자랑한다. (사진=경기북부데일리)

- ‘가나안덕’만의 맛의 비결

오리는 육류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하여 ‘날개달린 소’로 불릴 정도다.

그 이유는 기름 때문이다. 다른 고기의 기름이 산성인데 반해 육류중 유일하게 알카리성을 띄고 있다. 체내에 축적되지 않는 불포화지방 함량이 45%로 다른 육류보다 높고 콜라겐이 가득해 노화방지와 피부미용에 탁월하다.

최고의 육류로 꼽히는 오리를 취급하는 ‘가나안덕’이 오랜시간 애니골을 대표하는 식당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차원이 다른 차별화 된 오리고기의 맛 때문이다. 그 비결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최상의 환경에서 자란 오리를 공급한다.

전라도에 있는 동물복지형 농장 네 곳에서 병아리 때부터 방목형태로 자연에 놓아 키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라 면역력이 높고 육질이 좋다. 농장 네 곳이 모두 무항생제 인증과 HACCP인증을 받았다.

둘째, 가장 맛이 좋은 시기의 오리고기를 공급한다.

오리가 일정기간 자라면 기하급수적으로 몸집이 커진다. 그만큼 ‘수율’(한 마리당 고기의 양)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은 오리의 몸집이 커지기 전인 42~45일까지 자란 오리를 잡아 공급한다. 이 때가 고기의 맛이 가장 좋은 적정한 시기다. 더 많은 고기를 얻으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대신 육질이 질기고 맛이 떨어진다. 욕심은 덜어내고 맛을 채웠다.

셋째, 매일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맛 시식을 한다.

그날 판매할 ‘고기’와 ‘반찬’과 ‘죽’은 직원들이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맛을 보고 신선도와 기름기, 짜고 싱거움의 정도 등을 꼼꼼하게 체크에 일지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과중 하나다. 그 평가는 솔직하고 냉정하다. 한마디로 ‘시식’이 아니라 ‘시검’이다.

넷째, 고기는 참숯으로 굽는다.

숯불구이에 활용되는 숯은 모두 참숯을 이용해 고기를 굽는다. 참숯과 일반숯의 차이는 숯불구이를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가마솥밥과 일반 솥의 차이쯤 될까. 참숯향이 배어든 고기는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서 뒷맛까지 개운하다.

오리숯불구이 전문점 '가나안덕' 외부 전경 (사진=경기북부데일리)

- 부부대표의 영업철학 ‘정갈한 외관’, ‘넉넉한 인심’

가나안덕의 주인장 정덕연, 이선자 부부의 영업철학은 정갈한 외관과 넉넉한 인심이다.

“마당은 늘 싸리비로 곱게 비질을 한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게 해야 한다.”
사람들이 식당을 들어설 때 ‘부잣집 안마당 같은 느낌’이어 한다고 강조한다.

안주인 이선자 대표의 음식철학은, “음식은 아끼지 마라.”이다.
그 철학에 따라 야채와 반찬, 죽은 모두 무한리필이다.

그중에서도 손님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오리녹두죽’은 오리다리와 날개, 한약재를 넣고 24시간 끓여낸 육수를 사용해 녹두의 고소함과 섞여 깊은 맛을 낸다. 무료로 제공하는 죽 한 그릇에도 정성이 깃들어 있다.

맛깔나는 김치 또한 안주인의 친정인 전남 장성에서 이모가 직접 담근 전라도 김치를 제공하고 있다. 그뿐인가. 숯불에 구워진 군고구마는 별미중 별미다.

손님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오리녹두죽'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사진=경기북부데일리)
손님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오리녹두죽'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사진=경기북부데일리)
숯불에 구워진 군고구마 역시 무료제공 (사진=경기북부데일리)
숯불에 구워진 군고구마 역시 무료제공 (사진=경기북부데일리)

잘 정돈된 정갈한 마당을 지나 푸짐하게 차려낸 맛깔스러운 음식을 먹는다면
누구라도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는 기분이 들것이다.

오리숯불구이만 먹는 것이 아쉽다면, 오리갈비나 오리진흙구이, 혹은 오리백숙이나 장어구이로 메뉴를 바꿔보는 것도 좋겠다. 거기에 카페 ‘모퉁이’에서 국산팥을 졸여 만든 눈꽃빙수로 디저트를 먹고 ‘뒤뜰’에서 차 한잔으로 마무리하면 어떨까.

가나안덕은, 오리갈비전문점 ‘바른오리갈비’, 오리진흙구이와 오리백숙전문 ‘미덕원’, 민물장어 전문점 ‘장어마을’, 정취 가득한 찻집 ‘모퉁이’와 ‘뒤뜰’, 베이커리 ‘美완성’까지 맛과 멋과 여유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을 한 곳에서 충족할 수 있는 ‘외식타운’으로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그것은 초심과 원칙, 정성이라는 단단한 뿌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오리숯불구이 전문점 가나안적 2층 내부전경(사진=경기북부데일리)
오리숯불구이 전문점 가나안적 2층 내부전경(사진=경기북부데일리)

- 이익추구보다 사람을 향한 ‘더불어 함께’의 정신

가나안덕은 지역민들에게 받은 사랑을 무료봉사를 통해 펼치고 있다.

김영란법이 생겨 사라지기는 했지만 지난 10년 가까이 경찰의 날과 국군의 날, 소방의 날이 되면 백 여명이 되는 전, 의경과 경찰을 초대해 무료 식사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한 15년 간 지역 독거노인이나 결식아동을 위해 월드비전 도시락 배달봉사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받은 사랑을 봉사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며 ‘더불어 함께’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상호명인 ‘가나안덕’은 모두가 알고 있는 성서에 나오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에 오리의 영어 ‘duck'을 붙인 것이다. 애니골에 자리한 가나안은 음식과 휴식이 흐르는 풍요로운 곳이다.

가나안덕 외식타운 : www.canaanduck.com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애니골길 52 (풍동)

 

글 : 김혜정 기자 / novellife4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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