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는 기회', '절망은 희망'이라 읽는 사람

킨텍스 이화영 대표이사 (사진제공=킨텍스)
킨텍스 이화영 대표이사 (사진제공=킨텍스)

너무도 유명해서 이름만 대면 아는 대상 앞에는 특별한 수식어가 필요치 않다.
이름이 곧 상징이기 때문이다.
킨텍스가 그러하다. 굳이 덧붙이자면 ‘대한민국 최대 전시장’이라는 한 문장이면 된다.

이름 그 자체로 모든 곳이 설명되는 이곳에 지난해 9월 1일 제 8대 대표이사가 취임했다.

17대 국회의원 시절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간사로 활동하고 민선7기 경기도 첫 평화부지사를 역임하며 이른바 ‘북한전문가’로 불리는 사람. 이화영 대표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그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날은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온 화창한 봄날이었다.
바깥은 화사한 봄꽃과 연초록 잎들이 피어 수런대는데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장다운 위용을 갖춘 킨텍스는 오가는 이가 많지 않아 조금은 썰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시업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한 눈에 감지할 수 있었다. 

이윽고 마주한 이화영 대표는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온화하고 푸근한 이미지에 근사한 목소리를 가진 이였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잘 안 나오는 ‘사진발’로 인해 손해를 보는 스타일 같았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나아 보이는 그와 거리를 둔 채 앉아 무엇도 나아보이지 않는 조금은 무거운 주제를 앞에 두고 얘기를 시작했다. 

이화영 대표, 그를 얘기할 때 떼어놓을 수 없는 두 가지 키워드가 있다.
‘킨텍스’와 ‘남북관계’. 그것이 그의 과거와 현재이며 어쩌면 미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전시산업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이 꼬여있는 북한문제까지 참으로 어려운 화두를 마주하고 있다.
작지 않은 체구에 다부져 보이는 이 대표지만 양 어깨 위에 얹힌 무게는 제법 묵직해 보였다. 

전시산업이 몹시 어려운 시기에 취임한 뒤 현장에서 느낀 소감을 물었다.

“팬데믹만 끝나면 폭발적으로 성장하리라 생각합니다. 위기는 기회 아니겠어요.”

첫 질문부터 시원하고 막힘없는 확신에 찬 답변이 돌아왔다.
이런 단단한 모습이라면 어떤 무거운 질문도 문제없겠다. 시작해 볼까. 

킨텍스 2전시장 전경 (사진제공=킨텍스)
킨텍스 2전시장 전경 (사진제공=킨텍스)

첫 화두, '킨텍스'

- 코로나19 여파 ‘MICE산업’ 위기 타계
- 제3전시장 건립, 주변 인프라 확충

취임후 보낸 8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킨텍스’의 당면과제에 어떤 해법을 모색중일까.

“가장 먼저, 코로나 이후 변화하는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월 조직체계 및 인사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이는 향후 10년간의 킨텍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누구보다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있었다.

“어려운 상황인 건 분명합니다. 올해 가장 큰 행사인 ‘2021 서울모터쇼’가 11월말로 연기됐습니다. 전시, 컨벤션, 문화행사 등을 아우르는 국내 MICE업계는 예정된 국제행사의 약 80%가 취소돼 매출손실만 5조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자리 감소는 물론이고 산업 생태계 전체가 위협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MICE산업은,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다. 킨텍스는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MICE산업의 구심점이다.

그렇다고 마냥 코로나가 끝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지 않은가.

“이에 대비해 킨텍스는 온·오프라인 행사가 가능하도록 VR/AR 영상송출시스템, 홀로그 시스템 등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인프라’를 구축해 행사를 진행하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또 국내 전시컨벤션 센터 중 최초로 ‘온택트 방식 화상상담실’을 만들어 국내 방문이 어려운 해외바이어들과의 상담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킨텍스의 또 다른 큰 과제는 바로 제3전시장 건립이다. 올해는 제3전시장 건립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해다. 어떤 의중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3전시장은 관련 예산만 5천억 원 규모의 거대사업입니다. 건축의 완성도 측면에서 겉만 화려하지 않은 속이 알찬 전시장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말 외부전문가들로 ‘제3전시장 건립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전시장 설계, 시공 및 준공에 이르기까지의 전반적인 자문 역할을 이행할 계획입니다.

제3전시장은 5월부터 기본설계 공모를 거쳐 2022년 6월 착공을 추진해 2025년 상반기 개장 예정이다. 3전시장이 개장하면 그 규모가 아시아권에서는 7위에 오르고 세계 25위권이 된다.

킨텍스가 최대 전시장의 규모는 갖추고 있지만 교통편 등 접근성이 가히 좋은 편은 아닌데 대안은 마련중일까.

“전시장 주변 인프라 또한 중요한 문제입니다. 3전시장 건립 계기로 비슷한 시기에 킨텍스 역이 만들어지는데, 고객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게 킨텍스 역에서 지하통로와 1, 2전시장 사이 도로 및 지상공간을 복합환승센터, 호텔 및 상업시설로 활용해서 관광객들이 왔을 때 편리하게 쉬고, 보고, 즐기는 고객 친화공간으로서의 킨텍스가 될 수 있게 고심중입니다.”

킨텍스는 제3전시장 건립과 킨텍스역이 조성되면 명실공이 경기서북부의 핵심시설로 자리하게 된다. 이를 위해 경기도, 고양시와 함께 협의를 추진이다.

또한 2018년 인도 뉴델리에 30만㎡ 실내전시 규모를 갖춘 IICC(인도 국제전시 컨벤션센터)20년 운영권을 수주했다. 현재 건립공정률은 약 70%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 대표는 인도전시장이 해외 첫 진출인만큼 모범사례로 자리잡고 수익성 등에서 위상을 높일 수 있기를 바라는 기대와 열정이 크다고 했다.

킨텍스 이화영 대표이사 (사진제공=킨텍스)
킨텍스 이화영 대표이사 (사진제공=킨텍스)

얘기를 나누는 동안 눈앞에는 내실을 갖춘 멋스러운 제3전시장이 건립되고 뉴델리 한 복판에 웅장한 인도 전시장이 지어져 우뚝 서 있는 모습이 홀로그램처럼 펼쳐졌다.  

막연하고, 무겁고, 어려워 보이는 문제점들은 그가 답변으로 건넨 구체적인 계획과 대안 속에서 쉽게 그려지고 읽혀졌다.

“이화영 대표님은 계획이 다 있었군요.”

이쯤에서 한 마디 해주려다 다음으로 넘어갈 질문의 무게가 느껴져 꾹 참았다.

- 2편에서 계속

 

취재, 글 : 김혜정 기자 / novellife4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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