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를 낮추시라

이 숲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다

여기는 풀꽃들의 보금자리

그대 만약 이 신성한 숲에서
어린 처자처럼 숨어 있는
족두리풀의 수줍은 꽃술을 보려거든

풀잎보다 더 낮게
허리를 굽히시라

                                       정희성의 詩 '두문동'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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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제대로 보기 위해 
누군가를 제대로 알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고
몸을 낮춰야 할 때가 있습니다. 

남들보다 높은 곳에서 
꼿꼿히 서있을 때는 
 볼 수 없고, 알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것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은
나를 비로소 낮출 때입니다.
 

글 : 김혜정 기자 / novellife4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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