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법과 로맨스가 만난 감성 판타지
- 90세 소녀와 꽃미남 마법사의 사랑이야기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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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일본영화 한 편을 준비했다.
맞다. 지금 열리고 있는 ‘20202 도쿄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그 중에서도 필자가 가장 아끼고 아끼는 영화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그럼 시작해 보겠다.

- 생애 가장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인생 최고의 애니메이션을 꼽는다면?"
나는 숨도 쉬지 않고 이 영화의 제목을 말할 것이다.
그뿐인가, “그 애니메이션은 가히 가장 아름다운 영화예요”라고 덧붙일 것이다.
바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다.

그 영화를 만든 이는, <원령공주>,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의 포뇨> 등등
걸작들을 탄생시킨 애니메이션의 거장이자 전설로 불리는 
지브리 영화사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다.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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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참으로 흠모하고 존경해마지 않는 인물.
그가 가깝고도 머~~~~언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어느 지역에 태를 묻고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태어났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일흔 여덟 번 쯤 생각했었다.  

질투와 부러움이 한껏 버무려진 감정으로 
그가 만든 모든 영화를 보고 또 보고, 다시 보고 몇 번을 더 보았더랬다. 
그뿐인가 그에게 입덕한 후 영역을 넓혀 
호소다 마모루, 신카이 마코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까지
일본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두루 섭렵하며 감동의 도가니탕을 끓이며
날밤을 새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일본이 아베 집권이후 이렇게나 졸렬하고 치사하게 나오지 않고
양국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해갔다면 나는 더 가열차게 일본어를 공부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를 만나러 갔을 것이다. 

지금은 물론 코로나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그 보다 더 큰 반일 감정의 벽이 더 높게 드리워져 있어 
그를 만날 기회는 요원해졌다.  
코로나보다 더 나쁜 아베놈!

미야자키 감독이 1941년생이니 올해로 81살이다. 부디 오래 사시라. 

사심은 접어두고 영화의 본 내용으로 들어가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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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2004년 개봉했으며 대략적인 줄거리는, 
마녀의 저주로 순식간에 90세 노인으로 늙어버린 소녀 ‘소피’가
마법사 하울이 살고 있는 움직이는 성에 들어가 
이런저런 이유로 마법에 걸린 이들과 어울려 살펴 펼치는 판타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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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할머니가 되어 절망 속에 걷고 있던 소피는 
순무 머리를 가진 허수아비의 안내로 ‘움직이는 성’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는 성을 지키고 움직이게 하는 불의 악마 ‘캘시퍼’와 꼬마 마법사 ‘마르클’과 
매일 격렬한 전쟁으로 괴물들과 격투를 벌이다 지친 모습으로 돌아온 하울이 살고 있다.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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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울의 목소리를 더빙한 배우 ‘기무라 타쿠야’

영화 속 가장 아름다운 캐릭터는 단연 ‘하울’이다. 
극중 주인공인 하울의 목소리는
잘 생긴 일본 유명배우 기무라 타쿠야가 더빙을 맡았다.   
기무라 타쿠야는 더빙 전 모든 대사를 완벽하게 암기했는데, 
오직 미야자키 하야오를 향한 팬심에서 자발적으로 지원했다고 한다. 

음...이렇게 보니 
영화 속 하울의 잘생긴 꽃미남 캐릭터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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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 소피 VS 할머니 소피

'외면의 변화가 만든 내면의 변화'

황야의 마녀가 내린 저주로 90세 할머니가 되어버린 소피는
그러나 오히려 할머니가 되고 생기발랄해 진다.

소녀 소피의 모습은 
자신감 없고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소극적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할머니 소피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더 적극적이고 강인해진 모습이다.

특히 국왕 앞에서 하울은 대변할 때 그 모습을 극명해진다.
국왕으로 변신한 하울의 스승 마법사 설리만은
하울을 전쟁터에 불러내 이용하려 한다. 
소피는 단호하게 “쓸데없는 전쟁을 그만두라” 얘기한다.
그때 소피는 다시 젊음을 되찾기도 한다. 
자신의 진심을 숨기지 않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때 마녀의 저주가 풀리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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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도 노인이 된 후 하울과 모험을 하는 과정에서 달라진다.
비관적이고 폐쇄적이던 성격은 활발하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변하며
오히려 비관적인 하울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 준다.

그때마다 소피는 젊어진다. 
마녀의 저주는 내면의 젊음에 따라 외면의 나이도 변하는 저주였다.
소피는 저주를 통해 외면이 아닌 내면의 중요성을 전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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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둔자이자 잘생긴 냉미남 ‘하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중에서 가장 잘생긴 캐릭터로 등장하는 ‘하울’은
화려함 속에서도 스스로를 고립시켜 자신의 모습을 감추는 캐릭터다.
매력적인 금발로 등장하지만 소피가 욕실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염색약을 바꿔놓는 통에 흙발로 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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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하울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아름답지 않으면 살 의미가 없어” 라고 외치며 몸져눕기까지 한다.
이 대사 하나로 하울의 캐릭터가 완성된다.

그는 엄청난 겁쟁이임에도 어쩔 수 없이 전쟁에 참여해 영혼을 파괴 당하기도 한다. 
‘하울(Howl)’이라는 의미 자체도 고통스럽게 울부짖는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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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살의 소녀 '소피'의 탄생 스토리!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제작될 당시, 
아무리 할머니로 변했다고 하지만 여주인공인 만큼 
아름다워야 한다는 여론이 분분했다고 한다. 

여기에 미야자키 감독은 
“여성을 ‘예쁘다’, ‘귀엽다’라고 하는 것은 
나이가 아니라 그녀가 만들어내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인간은 마음가짐에 따라 90살의 할머니가 되기도 하고 
50세의 아줌마가 되기도 한다. 일단 영화를 보게 되면 모든 
관객들이 그녀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이런 멋진 철학을 가진 사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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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 담긴 반전의 메시지

그는 또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2003년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을 했다. 
그러나 감독은 시상식장인 미국에 가지 않았다. 
전쟁을 일으킨 나라의 상은 받지 않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어릴적 태평양 전쟁의 트라우마가 영화 속 반전 메시지에 담겨 있다.

그로인해 그의 영화는 ‘환경오염’이나 ‘전쟁’에 대해 큰 언급은 없지만
산업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검은 매연 가득한 도시와 
전투기, 전함, 폭탄에 의해 불바다가 된 전장을 보여준다. 

그는 자신이 제작한 많은 영화에서 전쟁의 참담함을 강조해 
전쟁을 반대한다는 반전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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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명장면 ‘소피와 하울의 공중 산책’

영화 속 최고의 명장면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필자는 
소피와 하울이 겅중겅중 하늘 위를 걸어가는 장면이다.

저주에 걸리기 전 소녀 소피는 애늙은이처럼 소극적이고 외모에 자신이 없어
항상 모자를 눌러쓰고 다닌다. 그러다 꽃미남 마법사 하울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정체불명의 괴물들에게 쫓기다 하늘 위를 걷게 된다.
그렇게 ‘미스터 잘생김’으로부터 소피는 평새 잊지 못할 산책을 선물 받는다.
이때 나온 배경음악이 바로 음악감독 ‘히사이시 조’의 연주곡 ‘인생의 회전목마’다.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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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장을 울리는 OST ‘인생의 회전목마’

영화는 OST를 만나 더 완벽한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음악감독 히사이시 조는 어느 날 미아자키 하야오에게 OST의뢰를 받는다.
“마법에 걸려 할머니로 변한 소녀 소피를 중심으로 작곡 부탁해”

이건 뭥미-,.-
참으로 난해하기 짝이 없는 멘붕에 가까운 의뢰를 받은 뒤 
히사이히 조는, 현악기 중심의 왈츠풍의 연주곡을 완성했다. 
곡의 느낌을 소개할 때 그는,
“소피를 표현하는 자유로운 바람의 느낌을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둘의 조합은 가히 환상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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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城)이 갖는 의미

프랑스 미술계가 ‘현대의 피카소’라며 극찬한 ‘하울의 성’은,
온갖 폐품들을 모아 완성해 놓았다. 

이곳에는 마법에 걸려 90세 할머니가 된 소녀 '소피', 
매일 한 시간씩 거울 앞에서 외모를 가꾸는 꽃미남 마법사 '하울', 
마법사 설리만의 저주로 파파 할머니가 되어버린 ‘황야의 마녀’
하늘의 별똥별에서 악마로 전락한 불꽃 악마 '캘시퍼', 
천식에 걸린 마법사 설리만의 강아지 '힌'
이들이 한 가족이 되어 살고 있다. 
그것은 세상에 버려진 존재도 모두 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지 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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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제는 그거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저주도 풀고, 전쟁도 멈추고,
죽음마저도 되살려 내게 하는 힘. 그 기적의 힘은 누구에게나 있다.
누군가를 향한 진심과 사랑이 있다면.

도쿄올림픽이 중반부를 향해가고 있다. 
올림픽의 참 뜻이 세계 평화, 화합 아닌가.
일본은 부디 그 의미를 좀 제대로 새겨주기를..

 

글 : 김혜정 기자 / novellife4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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