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가을이 와서 들판을 은행잎처럼 노랗게 물들이면
나도 대지의 빛깔로 나를 물들이리라

플라타너스 잎이 그러하듯
나도 내영혼 가을 하늘에 맡기리라

가을이 오면
다시 연필로 시를 쓰리라

지워지지 않는 청색잉크 말고
썼다 지울수 있는 연필로
용서로 천천히 시를 쓰리라

가을이 오면
코스모스 같은 이를 사랑하리라

칸나같이 붉은 이 말고
들국같이 연한 빛으로 가만히 나부끼는 이를
오래 사랑하리라

가을이 와서
한알의 사과가 겸허히 익고 있으면
타는 햇살과 비바람에도 감사하리라

사과나무처럼 잠시 눈을 감고 침묵하리라
내인생에 가을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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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가을이 오면 
눈이 멀도록 시린 하늘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가을이 오면
배가 부르드록 청명한 공기를 들이 마시고 싶습니다.

가을이 오면 
단풍처럼 붉고 또 노랗게 
그 빛으로 스며 살고 싶습니다. 

아니아니...가을이 오면
무엇을 하지 않아도 그저 좋겠습니다.

그러다가...
시인이 말하는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주변의 모든 것들을 관조의 눈으로 바라보고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내며 
바삭하고 가벼웁게 생의 겨울을 준비하고 싶습니다.

 

글 : 김혜정 기자 / novellife4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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