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듬히
물을 기울여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꼿꼿한 자세만으로는 볼 수 없는
세상과 사람의 틈

비스듬히 보아야
세상이 살갑게 보일 떄가 있다.
예의처럼 허리를 숙여야 오를 수 있는
산비타 집들
첫차에 등을 기댄 새벽의 사람들

기대고 싶거나 주저앉고 싶을 때
손 내밀고 어깨주는 것은
언제나 비스듬한 것들

삐딱하다는 것은
홀로 세상에 각을 세우는 일이지만
비스듬하다는 말은
서로의 기울기를 지탱하는 일

더러는 술벼을 기울이면서
비스듬히 건네는 말이 
술잔보다 따뜻하게 차오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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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따로 홀로이 꼿꼿한 자세보다
한 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인다는 것.

몸을 기울이고, 마음을 기울이고, 귀를 기울이고
무언가에 비스듬히 기울인다는 것은
함께 하겠다는 것
다가가겠다는 것

그 따뜻하고 정겨운 행위.

비스듬 하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기울이며 기대며 의지하며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

 

글 : 김혜정 기자 / novellife4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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