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멀리 와 버렸구나
그대와 나

돌아갈 길 가늠하지 않고
이렇게 멀리 와 버렸구나

구두는 낡고 차는 끊겨버렸다
그대 옷자락에 빗방울이 달라붙는데
나는 무책임하게 바라본다 그대 눈동자만을

그대 눈동자 속에 새겨진 길을
그대 눈동자 속에 새겨진 별의 궤도를

너무 멀리 와버렸다 한들
이제 와서 어쩌랴

우리 인생은 너무 무겁지 않았던가
그 무거움때문에
우리는 얼마나 고단하게 날개를 퍼덕였던가

더 이상 묻지 말자
우리 앞에 어떤 운명이 놓여 있는가를

묻지 말고 가자
멀리 왔다면 더 멀리
한없이 가 버리자

 

               장석주의 시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전문
----------------------------------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말은
절망과 후회의 의미가 짙게 배어 있는 말.

그럼에도 '한 없이 가버리자'는 말은
의지와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말.

시의 제목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다'는
기대와 희망이 버무려진 말.

이왕 가야할 길이라면 
묻지 말고 가자.
멀리 왔다면 더 멀리 가 보기로 하자.

 

글 : 김혜정 기자 / novellife405@hanmail.net

저작권자 © 경기북부데일리(kbdail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