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 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믈을 글썽이며 교회를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정채봉의 시 '첫 마음' 전문

 

김혜정 기자 / novellife4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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