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임인년’(壬寅年) 흑호랑이 해가 가고 있다. 올 한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잠시 멈췄던 일상이 정상화되는데 주력했다.

달력을 보니, 어느새 다음 주가 새해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은 육십 간지 중 40번째 해로, ‘검은 토끼의 해’이다.

계묘년의 상징인 토끼는 지혜와 꾀가 영리한 동물로 손꼽힌다. 특히 ‘별주부전’ 설화에서 토끼는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자신의 간을 뭍에 두고 왔다’는 기지를 발휘할 만큼 똑똑한 동물로 비치고 있다.

2023년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토끼와 관련된 민속학적 이야기를 살펴봤다.

■ 토끼는 다양한 전통 설화의 친숙한 동물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의 여러 나라,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의 설화에 토끼가 등장한다. 이렇듯, 토끼는 다양한 전통 설화에 등장하는 친숙한 동물이다.

토끼는 설화와 속담 속에서 지혜롭고 꾀가 많은 존재로 달을 상징하는 존재로 그려졌다. 이는 토끼의 생태적인 특징과도 관계가 있다.

바로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귀를 쫑긋쫑긋 세우는 특징이 겁이 많고 연약함을, 짧은 다리와 긴 뒷다리로 깡충깡충 산을 뛰어오르는 모습은 민첩함을 의미한다.

토끼띠의 띠 풀이를 보면, 첫 번째로 토끼띠의 해는 만물이 번성하고 생육의 기운이 강하다고 한다. 또한 다산의 기운이 강해서 풍요로움과 넉넉함을 누릴 수 있으며, 특히 열두 띠 중에서도 가장 생기가 발동하는 띠로 간주한다.

두 번째, 토끼띠의 사람은 토끼의 성품대로 온화하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호감을 사는 형이라고 한다. 천성이 이상주의적이며, 감수성이 뛰어나 예술가적 기질이 강하다. 또한, 모든 일에 민첩하며 지혜롭고 영리하게 판단하는 사리분별력이 강하다.

그러나 토끼띠의 사람은 매사 처음보다는 끝이 약해서 결과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주의를 필요로 한다고 한다.

■ 토끼의 민속 상징과 의미…풍요와 생기, 달 동물 등

민속학적인 관점에서 토끼의 이미지는 ‘토주오비’(兔走烏飛)라는 사자성어에서 엿볼 수 있다. ‘토끼 달리고 까마귀 난다’는 의미이다. 이 말에서 달의 상징인 ‘토끼’와 해의 상징인 ‘까마귀’가 달리고 나는 듯이 세월이 빠르게 지나감을 형용한다.

아울러, 토끼는 달 동물의 이미지를 상징하기도 한다.

달과 토끼의 관계는 그 역사가 깊은데, 달나라에 약 방아 찧는 토끼의 유래가 2,000여 년 전 중국 전한시대 학자 ‘유향’(劉向)이 쓴 ‘오경통의’(五經通儀)에 나온다.

그것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달 가운데 한 마리 토끼가 있으니, 이를 ‘옥토끼’라 한다. 달빛이 넓은 천공에 비치면, 토끼는 부지런히 약을 찧는다. 세상 사람에게 행복이 내리는 것은 이 토끼가 애써 약을 찧기 때문이다. 옥토끼는 밤새 힘껏 약을 찧고 낮이면 피곤해 까닥까닥 졸고 있다. 그러다가 해가 질 때면 다시 일어나 또 약을 찧기 시작한다.”

이렇듯, 오래전부터 전해져 오는 달 속의 ‘옥토끼’는 절구로 선약(仙藥)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천년을 사는 영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토끼에게 부여된 ‘불사약’의 상징적 의미는 ‘수궁가’, ‘토끼전’ 등에서 별주부가 찾아다닌 토끼의 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울러, 경북 상주의 ‘토끼바위’ 전설에서 아버지의 질병을 고칠 수 있는 ‘영약’(靈藥)으로 등장한다.

우리나라 민화에서는 한 쌍으로 된 두 마리의 토끼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 두 마리의 토끼는 금실 좋은 부부처럼 다정하고 화목한 관계를 일컫는다. 특히 실제 토끼가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는 동물로 귀여운 외모와 달리 혼자 있으면 불안감을 느껴 수명이 단축되고 예민해져 폭력성을 띤다고 한다.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했을 때,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표현한다.

원래 속담은 ‘토끼 두 마리를 쫓다가는 다 놓친다’라는 의미로 부정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현대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잡다’와 같이 한 번에 두 가지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새로운 시대적 사고 발상으로 ‘두 마리 토끼’가 위기를 기회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2023년에는 다산과 풍요, 지혜와 민첩함을 지닌 토끼처럼 많은 이들이 위기를 현명하게 돌파해나가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출처=국립민속박물관, ‘2023년 계묘년 토끼띠 해 학술강연회-역경을 뛰어넘는 토끼’ 자료를 참조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갈 만한 경기도 토끼 체험장 소개

① 평택시농업생태원=평택시농업기술센터 안에 위치한 평택시농업생태원에서는 토끼생태학습장을 운영해 토끼를 만나볼 수 있다. 시설은 무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농업해설 프로그램, 농촌문화 프로그램 등도 운영 중이다.

운영시간: 09:30~17:0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명절 당일 휴무.
문의: 031-8024-4566
주소: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청오로 33-34
누리집: https://www.pyeongtaek.go.kr/agro-ecopark/main.do

② 시흥온동물체험농장=동물농장과 사계절 농작물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도 토끼를 만나볼 수 있다. 동물농장은 예약 없이 가서 볼 수 있지만, 농작물 수확 체험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동물농장에는 토끼와 미니돼지, 염소, 햄스터, 고슴도치, 기니피그, 사막 다람쥐 등이 있다. 특히 동물들을 만져보기도 하고, 먹이를 나눠줄 수도 있다.

문의: 031-316-1009
주소: 경기도 시흥시 다지골길 31
인스타그램: @on_animalfarm

③ 쥬라리움 동탄점=동물을 주제로 한 키즈카페로, 실내동물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특히 동물들과의 교감을 통해 다른 종의 삶을 이해하고 지구에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공간이다. 단체교육 시, 쥬라리움 사육사가 체험 인솔을 도와준다. 입장료가 있다. 주중 성인 2시간 10,900원, 소인 2시간 13,900원이다.

운영시간: 10:30~19:00 / 매주 월요일 휴무
문의: 070-8882-7542
주소: 경기도 화성시 동탄기흥로257번가길 31
누리집: https://zoorarium.com/dongtan

④ 여주 미니동물원 주주팜=직접 만져보고 교감하는 동물체험농장이다. 토끼, 햄스터, 파충류, 돼지, 강아지, 고양이 등이 있다. 교감 체험권(동물 먹이, 음료 포함) 1만 원이며, 관람권 5,000원이다. 동물체험, 튼튼체험, 상상체험, 과학체험, 모닥불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운영시간: 동절기(12월~2월) 10:00~18:00 / 화, 수요일 정기 휴무
문의: 031-886-7646
주소: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가남로 1126-1
누리집: http://www.zoozoofarm.co.kr

⑤ 화성시 우정읍 ‘할아버지 동물농장’=토끼를 비롯하여 당나귀, 꽃사슴, 타조, 기니피그, 양, 오리 등 다양한 동물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비닐하우스에 마련된 강아지 운동장과 실내동물 체험장, 야외동물 체험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성인, 어린이 입장료는 9,000원(기본 채소 먹이 제공)이며, 24개월 미만의 아기는 무료이다. 별도의 먹이는 구매해야 한다. 입장료를 내면 동물들에게 먹이를 먹일 수 있는 먹이통을 준다.

영업시간: 주말(토,일), 공휴일 10:00~18:00 / 평일(월,수,목,금) 11:00~18:00 / 매주 화요일 휴무
문의: 0705-1365-7507
주소: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배미길 50
인스타그램: @grandfather_animalfarm

⑥ 하남 토끼체험카페 ‘요정출몰지역’=작은 동물이 있는 카페로, 키즈존으로 운영되고 있다. 입장료는 음료 포함 1만 원이다. 닥터피시 체험존, 야광놀이터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요정출몰지역의 가장 큰 장점은 토끼 먹이를 무료로 무제한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영업시간: 평일 11:00~20:00 / 주말 및 공휴일 10:00~20:00 / 매주 월요일 휴무
문의: 0507-1471-3501
주소: 경기도 하남시 동남로424번길 100 효죽동교회1층
인스타그램: @fairies_area

김혜정 기자 / novellife40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