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요한 것은 '저지르고, 시도하고, 행동하는 것'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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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써야겠다 생각한 건 순전히 제목 때문이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제목이 그야말로 새해를 시작하는 이 시점에 의욕을 북돋워주고 동기부여를 하기에
더없이 그럴싸하지 않는가. ‘상상이 현실이 되는’,
이른바 ‘꿈은 이루어진다’ 드림스 컴 트루와 맥락을 같이하는 문장 아닌가 말이다.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은
‘월터미티의 비밀 인생’(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이다.
이 제목이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바뀐 것이다.
원 제목보다 더 근사하다는데 한 표!

그런데 포털사이트에서 영화정보를 보니
이 영화가 '새해를 맞아 가장 보고 싶은 영화' 1위에 떡하니 올라 있다니 살짝 김이 새기도 했다. 사람들의 생각은 참 다들 거기서 거기인 모양이다.

몇 년 전 이 영화를 봤을 때의 느낌은
‘나쁘지 않다, 제법 볼만했다. 하지만 또 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였다.

그런데 영화이야기를 쓰려고보니 주인공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종횡무진 펼치는 모험 이야기라는 대략적인 줄거리만 떠오를뿐,
몇몇 부분에 있었던 중요한 장면들이 뭐였는지 숭숭 구멍이 난 것처럼 떠오르지 않더란 말이다. 해서 다시 시간을 내 감상을 하게 되었다.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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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감독 겸 주연을 맡은 ‘벤 스틸러’의 2013년 작품이다.
배우로서 벤 스틸러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나 ‘박물관은 살아있다’시리즈에서 익숙한 모습이다.
짐캐리처럼 조금은 우스꽝스럽고 유쾌하고 진지하지 않은 캐릭터가 이렇게 각잡고 감독까지 도맡아 제법 삶의 의미를 되묻는 작품을 찍었으니 그가 달리 보이는 건 사실이다.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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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영화 줄거리를 살펴보면
직장인 월터미티는 16년째 ‘라이프’라는 잡지사의 사진현상팀에서 근무중이다.
특별할 것도 이렇다 할 재미도 없이 지루하게 살고 있는 그의 유일한 낙은 ‘상상’이다.

상상 속에서 그는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영웅의 모습이 되기도 하고
무시하고 괴롭히는 직장상사를 웃음거리로 만들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라이프지의 폐간소식이 들리고 마지막 호에 실릴 사진
그러니까 사라진 문제의 ‘25번 사진’을 찾아오라는 임무가 떨어진다.

그 사진을 찍은 유명사진작가 ‘숀 오코넬’을 만나기 위해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로 떠나는 일생일대의 모험을 감행한다.  

이것이 대략적인 내용이다.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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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월터 미티’는 좋아하는 여자의 SNS 계정에 윙크메일 하나를 보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하는 소심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남들은 결코 엄두도 못낼 상상 속의 일들을 현실에서 실현하기 위해
걷고, 뛰고, 달리고 몸을 날리면서 영화는 모든 이들이 꿈꾸는 상상을 현실 속에서 풀어낸다.
월터에게 동기부여와 의욕을 불태우게 하는 이는 바로 같은 직장에 다니는 ‘셰릴’이라는 여성이다.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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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을 느끼는 그녀에게 용기 내어 윙크메일을 날리려 하지만 ‘발송 실패’ 창이 뜨자
서비스센터에서 연락해보니 본인의 프로필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더 구체적으로 ‘뭔가 특별한 경험’을 입력하지 않았다는 것.
월터는 ‘뭔가 적을만한 경험을 한 게 없다’고 말한다.
그때였다. 그의 삶이 바뀌기 시작한 시점이.
이른바 ‘현실자각타임’이 오고 그는 뭔가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셰릴이야말로 월터의 소심한 일상을 바꿔놓은 주인공이자 현실 속 뮤즈다.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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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25번 사진’을 찾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그린란드로 떠나고,
헬리콥터에서 바다로 뛰어 들고, 상어와 사투를 벌이고,
가까스로 화산폭발을 피하고, 보드를 타고 아이슬란드의 광활한 도로를 달리고,
홀로 히말라야를 등반하기도 한다.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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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25번 사진을 찾아오라는 회사의 미션이든
좋아하는 여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든
혹은 스스로의 깨달음에서든
평범하고 지루한 주인공의 삶이 하나씩 변화되어가는 걸 지켜보는 재미, 이른바 대리만족은 제법 쏠쏠하다.
그것은 그의 과감하고 거칠 것 없는 실천을 통해서다.

 

# 필자가 꼽은 명장면 셋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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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장면 하나
단연 아이슬란드의 광활한 도로를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달리는 장면이다.
그 시원하고 탁트인 풍광을 배경으로 질주하는 모습은 다시 봐도 가슴이 뻥 뚫린다.
처음 이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 것도 예고편에서 봤던 이 장면 때문이다.

- 명장면 둘
마침내 히말라야에서 거짓말처럼 사진가 숀 오코넬과 만나게 되는 장면이다.
유령표범을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그들 앞에 나타난 표범을 숀은 찍지 않는다.

프레임 안으로 들어온 피사체를 찍지 않고 고개 들어 육안으로 가득 담고 있는 숀.

월터가 묻는다.
“언제 찍을 거예요?”

숀이 말한다.
“가끔 안 찍을 때도 있어. 가장 멋진 순간에...나를 위해서
이 순간을 망치고 싶지 않아. 그냥 이 순간에 머물 뿐이야. 바로 이 순간.”

오직 나를 위한 시간.
모든 것이 만족으로 가득 차오르는 순간이 있었을까.
처음 볼 때 잊고 있던 중요한 장면이 바로 이거였구나. 다시 보니 더 좋구나.

- 세 번째 명장면은,
사진작가 숀오코넬이 마지막으로 선물한 지갑이다.
더 정확히는 지갑 안에 쓰여 있는 문장이다.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인생의 목적이다.’

다시 말하지만 거장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명장면으로 꼽았으나 명대사이기도 하다.

사진작가 숀은 그 지갑 속에 25번 사진을 끼워두었다.
자신의 손 안에 있던 사진을 찾아 그 먼 곳들을 그리도 헤매었다니.
결국 행운의 파랑새는 내 안에 있었다. 뭐 그런 얘기 아닐까.
그 지갑과 25번 사진을 찾게 해준 숨은 조력자는 바로 월터의 엄마다.
그래, 가장 소중한 사람은 늘 곁에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대체 문제의 ‘25번 사진’은 무엇을 찍은 것일까?
그걸 알려준다면 노골적인 스포일러다. 궁금하다면 영화로 보시기를...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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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지르고 시도하고 행동하기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주제는
원하는 걸 얻고 싶다면 일단 실천하라...이거 아닐까?

그렇다. 중요한 것은 일단 저지르고, 시도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생각은 생각으로만 머물 뿐 실천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 아니겠는가.
이 말은 누구보다 필자인 내 스스로에게 던지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 저지르고 시도하고 행동하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GO!’다.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게.

올해는 모두가 꿈꾸고 상상하는 일들이
거짓말처럼 현실 속에서 실현되기를...

 

글 : 김혜정 기자 / novellife4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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