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엄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네

 

                                             박노해의 詩 '그 겨울의 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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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밤,
생명 있는 그 모두의 안부를 묻는 마음.
모두 안녕히 내일 아침을 맞기를 바라는 마음.

그 마음이 시린 세상을 함께 건너는 힘.

                         - '전라도 닷컴' 기사에서 발췌 - 

 

김혜정 기자 / novellife4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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