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스케치북' 저자  김형순
'기억의 스케치북' 저자  김형순

기억을 잃어가는 질환 '치매'

그 무시무시하고 속수무책인 질병 앞에 따스한 손길을 건네듯 온기를 가득 담은 책 한권이 출간됐다.

치매극복수필집! <기억의 스케치북>은 치매극복에 도움이 되는 감성 스토리 22편이 실렸다.

저자 김형순이 간호사라는 천명으로 의정부보건소에서 20년째 근무하며 치매교육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경험담과 소회, 지식과 지혜를 담았다.

필자가 현장에서 치매어르신들과 함께 하며 겪은 일들을 객관적이고 때론 詩心(시심)을 동원해 한 장 한 장 스케치하며 누구나 거부감 없이 치매의 현실과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 ‘친절하고 아름다운 책’이다.

■ 온기와 사랑이 담긴 책

‘살인미소 아버님’, ‘꽃처럼 아름다운’, ‘오늘, 이 순간만큼은’, ‘즐거움만 리콜 되길’,

책 속에 담긴 수필의 제목만 봐도 저자가 치매어르신들을 향한 관심과 사랑이 그대로 전달된다.

오늘은 ‘회상 활동’으로 어린 시절 즐겨 먹었던 음식들 이름을 모두 적어보고, 쑥개떡 만드는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추억을 소환할 때, 우울감이 싸~악 가신 여전사님의 환한 미소를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우리가 의도적으로 우울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 우울감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겠지요? 지난날 행복했던 추억을 자주 소환해서 우울감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게 하는 것도 오늘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건강과 명랑은 서로가 서로를 낳는다. -조셉 애디슨(Joseph Addison-”

현장에서 저자가 얼마나 따스한 시선으로 환자를 대하는지 오롯이 느껴지는 대목들이다.

■ 치매극복에 관한 요긴한 실용서

나아가 <기억의 스케치북>은 치매에 대한 인식전환과 대처법, 치매상식까지 알려주는 요긴한 실용서로도 더할 나위 없다.

‘브레인 포그 증후군이란?’

머릿속에 뿌옇게 안개가 낀 것처럼 집중이 잘 안 되고, 멍한 상태가 계속된다면 ‘브레인 포그(Brain fog) 증후군’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브레인 포그는 ‘안개 낀 뇌’라는 뜻으로 질병은 아니지만, 뇌 신경의 미세한 염증으로 인해 집중력 장애, 기억력 저하, 피로감, 졸림 등의 증상이 지속해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브레인 포그의 직접적인 원인은 뇌 신경의 미세한 염증이지만, 불안과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수면 부족, 과로, 가족 간의 오래된 불화 등도 브레인 포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브레인 포그 증후군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며, 수면 관리, 스트레스 관리, 음주와 흡연의 절제 등도 중요합니다.

이렇듯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치매상식과 정보까지 수록하고 있어 치매환자와 가족, 일반인들까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 함께 울어줄 사람이 되어

치매는 개인에게 내려지는 진단이지만, 가족에게도 특별한 처방이 필요한 ' 보호자의 병'이기도 하다. 특별한 처방 내용이란 ‘치매 어르신의 인생을 가족들이 어떻게 공유하며 살아가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치매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질병이다. 나를 잃어가고 기억이 지워져가는 형벌 같은 질환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두려워하고 절망하며 보내기엔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그러므로 두려워하지 말고 절망하지 말고 함께 헤쳐 나가자고 온기 가득한 두 손을 내밀어 힘을 주고 어깨를 다독여 주는 응원 같은 책이다.

책 소개 글에 인상적인 문장이 있어 마지막을 장식하는 글로 내려둔다.

‘나이가 들어가도 위안이 필요하고 함께 울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거기에 이 책도 필요하다.’

∎ 도서명 : 기억의 스케치북

∎ 분야 : 실용 에세이

∎ 지은이 : 김형순

∎ 발행처 : 프리윌출판사

∎ 정가 : 12,000원

∎ 분량 : 136 페이지

 

김혜정 기자 / noveellife4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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