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의회 신명순 의장(사진제공=김포시의회)
김포시의회 신명순 의장(사진제공=김포시의회)

제 7대 김포시의회 신명순 의장

그를 만나러 가던 날은
온 나라가 긴장하며 주시했던 태풍이 물러가고
말간 하늘에 가을 햇살이 따사롭게 쏟아지고 있었다.

필자를 위해 바쁜 일정을 비워두고 기다리는 이는
제법 화려한 수식어를 갖고 있는 주인공이다.

6.13지방 선거 50%에 육박하는 득표율!
김포시의회 첫 여성 3선 의원!
2018년 김포시의회 첫 여성 의장으로 선출!

어디 그뿐인가. 지난 6월, 제 7대 시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연임되었다.
‘연임’이라는 말 속에는
‘신뢰’와 ‘믿음’ 그리고 ‘인정’이라는 말을 함축하고 있다는 걸 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김포시의회 신명순 의장이다.

그와는 두 번째 만남이고, 이번 만남은 두 번을 미룬 후에야 겨우 이루어졌다. 
누군가와 만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요즘, 어렵사리 얼굴을 마주한 우리는
모든 일상을 뒤바꿔 버린 코로나 얘기로 시작해 밀린 얘기들을 나누었다.

김포시의회 신명순 의장 선거 벽보 (사진제공=김포시의회)
김포시의회 신명순 의장 선거 벽보 (사진제공=김포시의회)

 

운명처럼 시작된 정치인으로서의 삶

신의장의 정치경력은 올해로 10년째다. 

10년 전 우연히 비례대표로 당선되기 전까지
그는 정치인을 꿈꿔본 적이 없었다.
어쩌다보니 지금 여기까지 와 있었다.

2010년 정치경험도 대중 앞에서의 연설도 전무했던 그가
관록의 정치인과의 대결에서 당선이 된 것이다.

한 사람의 재능과 잠재력을 본인보다 타인이 더 잘 볼 때가 있다.
그것을 알아본 이들의 지지와 응원.
충분히 잘 해낼 거라는 가족과 지인들의 믿음이 용기를 주었다.
그것이 밑거름이 되어 지금의 정치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있었어요,
가끔 저를 돌아보면 운명이었구나 생각이 들어요.”

점을 연결하면 선이 되듯
무수한 삶의 순간들이 모여 인생이 되고 운명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

김포시의회 신명순 의장(사진제공=김포시의회)
김포시의회 신명순 의장(사진제공=김포시의회)

 

선생님을 꿈꿨던 그의 전직은 '기자'와 '요가강사'

신의장의 전직(前職)은 흥미롭다.
역사교육학을 전공한 그의 꿈은 사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이루지 못한 꿈 대신 선택한 첫 직업은 ‘기자’였다.

김포출신인 그가 지역신문사에서 발품 팔며 취재를 하는 동안
지역 현안과 정서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 다음 직업은 ‘요가강사’였다.
사람들 앞에 서는 훈련, 말하는 훈련의 시간이었다고 했다.

기자와 요가강사. 두 개의 직업은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왠지 그에게 대입을 시켜보니 이미지와 썩 잘 어울려 보였다.

“조금은 억지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기자생활을 하고 요가강사로 활동하는 그 시간들이 모두 정치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준비단계이자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결국 그 모든 시간은 지금의 그를 있게 한 필연의 시간이었는지 모르겠다.

 

김포시의회 신명순 의장(사진제공=김포시의회)
김포시의회 신명순 의장(사진제공=김포시의회)

 

왕관의 무게, 의장으로서의 무게

의장은 시의원들의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의장이 되면 의전차량과 비서, 의장실이 따로 주어진다.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니다.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라’는 말이 있다.
혜택이 따르는 만큼 그 무게와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그에게 있어 가장 무거운 짐은 무엇인지 물었다.

“의회를 잘 이끌어야한다는 책임감도 있지만
무엇보다 여성정치인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은 것 같아요. 
그로인해 뭔가 더 섬세하게 의정을 이끌어 가야한다는 부담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의장은 여성이 아닌 정치인으로서 시민들에게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다고 했다. 특히 기초단체, 기초의원이 없어도 되는 존재로 폄하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시민들에게 기초의원들은 사실 그리 좋은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세비 아깝다는 사람도 있고, 기초의회를 없애야 한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 현실을 지켜보며 기초의회의 역할과 존재가 미비하구나 생각해요.
제 역할을 충분히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로 굳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신의장은 그러나 의회가 왜 있어야 하는지 그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10년 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해본 결과, 의회라는 존재만으로도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들이 업무를 수행할 때는 물론이고 시민들이 채워준 곳간인 예산도 허투루 새 나가는 일이 없도록 더 철저히 감시하는 역할을 해나갈 것입니다.”

시를 감시, 견제하는 것이 기초의회의 역할이라면 시의회 뒤에는 시민들이 있다.
시와 의회와 시민은 트라이앵글로 서로의 관계를 형성한다.
신의장은 그것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자신의 역량을 다 쏟고 싶다고 했다.

김포시의회 신명순 의장(사진제공=김포시의회)
김포시의회 신명순 의장(사진제공=김포시의회)

 

가장 빛나고 보람있는 순간

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개인적으로는 정치인생에 있어 한 획을 그은 의장이 되었던 순간과
의원으로서는 비례대표 시절, 전국 최초로 아르바이트생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청소년 근로자 인권조례’를 꼽았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아이들이 일하는 시간이 지켜질 수 있도록 조례를 제정한 것이다.
 
조례 제정을 계기로, 아이들의 인권을 위한 '청소년인권강사'가 육성되고 근로기준이 생겨났다. ‘휴게시간’, ‘적정 노동 나이’, ‘근로계약서 작성’, ‘부당한 대우를 받을 시 대처요령’ 등을 청소년들에게 알리면서 노동인권에 대한 개념을 심어주었다.

학교 내 정규과목에는 없는 노동인권을 전해주고 싶었고 작게나마 변화를 일으키고 싶었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었던 부분이 가장 잘한 일이었으며 그 일은 지금도 뿌듯함과 성취감으로 남아있다고 했다. 

 

* 따뜻한 초대석 - 김포시의회 신명순 의장② 에서 계속

 

글 : 김혜정 기자 / novellife4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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